[이슈워치] '국정농단' 박근혜 징역 20년 확정…재판 마무리
[앵커]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등으로 재판을 받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법원이 오늘(14일) 재상고심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을 확정했는데요. 스튜디오에 사회부 법조팀 김동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이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대법원 3부는 오늘(14일)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확정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파기환송심에서 뇌물 혐의에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 원, 국고 손실 등 나머지 혐의에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았는데요.
대법원이 이러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판결을 최종 확정한 겁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에 대한 3년 9개월간의 사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 개명 전 최순실씨의 태블릿PC로 인해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지 4년 3개월 만입니다.
[앵커]
박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는 징역 30년을 받았는데 10년이 줄었습니다. 그건 왜 그렇습니까?
[기자]
이번에 확정된 징역 20년은 파기환송 전 항소심 선고 형량인 징역 30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벌금도 200억 원에서 180억 원으로 줄었는데요. 이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강요죄와 일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무죄로 뒤집혔기 때문입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찰이 재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를 기각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재상고하지 않았는데요. 전부 무죄 입장을 고수하며 2017년 10월부터 모든 재판을 거부한 데 따른 것입니다.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대법원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입니다. 특검은 오늘 입장문을 통해 "특검이 인지하고 검찰이 기소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정유라 승마·영재센터 지원 뇌물 사건'과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블랙리스트 사건'도 유죄로 확정됐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특검과 검찰에서 수사와 공판 실무를 총괄해 온 한동훈 검사장도 "오늘 최종 사법 판단이 있기까지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아직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지지자들은 반발했습니다. 선고를 지켜본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대한민국 법치는 무너졌다"고 말했고, 대법원 앞 서초사거리에서는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렸습니다.
"우리는 승복할 수 없습니다. 이건 법치 사망이다. 문재인 정권이 다시 한번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유를…"
[앵커]
이제 국정농단 재판은 모두 마무리된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죠. 오는 18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공여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가 내려집니다. 특검은 오늘 입장문에서 "뇌물공여자에 대해서도 합당한 판결이 선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특검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는데요. 오늘 박 전 대통령 판결이 이 부회장 재판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 부회장 사건 역시 재상고심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이미 한 차례 대법원의 판단을 통해 쟁점이 정리된 상태입니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 최서원씨는 지난해 6월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징역 18년형과 벌금 200억 원, 추징금 63억 원이 확정됐습니다.
[앵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죠. 언제 출소하게 됩니까?
[기자]
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제 모두 22년의 형기를 마쳐야 하는데요. 앞서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이미 확정된 징역 2년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면이나 가석방 없이 형을 모두 채울 경우 87세인 2039년에 출소하게 됩니다. 물론 만기 출소하지 않고 중간에 사면받을 가능성도 있고, 건강 문제에 따라 중간에 입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미 형을 확정받고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현재 지병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앵커]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면 논의가 벌써 나오고 있는데요. 이제 형량이 확정된 만큼 관련 논의가 재개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이번 대법원 판단으로 박 전 대통령은 기결수 신분이 됐습니다. 최종 판결이 확정된 수형자를 의미하는 기결수는 대통령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는데요. 이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특별사면 논의가 재개될지도 관심입니다. 최근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사면 찬성이 47.7%, 반대가 48%로 팽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사면론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내든 만큼 국민 통합 차원에서 논의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사면론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제 막 형이 확정됐는데 벌써 사면 논의냐는 반발도 예상되고요. 두 전직 대통령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배제 대상으로 언급한 뇌물죄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청와대는 오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확정판결이 나오자 "선고 직후 사면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 결과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김동욱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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